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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06 [경향신문]우리 안의 난민 2011-10-5

ㆍ한국사회 건강보고서

새터민과 이주민, 고시원을 전전하는 사람들, 노숙인…. 이들은 박해 때문에 살던 땅을 떠나야 하는 국제법상의 난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정착하지 못한 채 마음으로 떠돌고 있다는 측면에선 ‘우리 안의 난민’이다. 더 싼 집과 안정된 직장을 찾아 떠도는 전세민과 실업자들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최소한의 삶 보장이라는 제 역할을 못하고 끊임없이 국민들을 공동체 밖으로 밀어내는 형국이다.

■ 새터민과 이주민의 가슴앓이

새터민 김모씨(32)는 2009년 부인과 함께 북한을 탈출했다. 김씨는 북에서 9년간 군복무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직업군인이 되고 싶었지만 불가 판정을 받았다. 부인과 2살 된 아들의 생계를 위해 직장을 찾던 중 인천공항 ㄱ항공사 협력업체에 지원해 면접시험을 봤다. 그러나 인천공항이 국가보안시설 ‘가’급인 까닭에 탈북 새터민을 고용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수년째 공사장을 떠돌아 다니고 있다.

 

새터민 이모씨(30)는 중국에 5살 된 아들을 두고 지난해 한국에 혼자 왔다. 취업을 위해 집과 학원을 오갈 뿐 이웃이 없어 늘 외롭다. 아들 걱정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아들을 데려오고 싶어도 새터민이란 사실이 알려지면 애써 사귄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할 것 같아 속만 태우고 있다. 차라리 아무도 모르는 외국으로 보낼까 고민 중이다.

이씨는 “한국 사람들은 우리들을 대할 때 겉으로는 같은 동포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불쌍하게 여기고 동정의 눈길만 보내 민망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속마음은 털어놓지 않는다. 탈북 새터민은 지난 8월말 현재 1만9700명에 이른다.

21살 때 한국남자와 결혼해 6·7살 두 딸을 둔 베트남 출신의 ㄱ씨(29)는 요즘 고민이 많다. 언어와 생활습관, 피부색 등 문화차이는 겨우 극복했지만 내년이면 학교에 갈 큰 아이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피부색이 다르다고 친구들에게 놀림받지는 않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ㄱ씨는 실생활에서 가장 많은 차별을 받는 곳 중 하나로 은행을 꼽았다.

“은행원들은 피부색 검은 외국인에겐 송금이 가능한 입·출금 통장만 만들어 주고 투자에 대해 물어보면 설명해 주기는커녕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문의라도 할라치면 남편이나 한국 사람과 함께 오라고 핀잔까지 주는 바람에 대출은 꿈도 못 꿉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합법체류자만 126만5000여명. 불법체류자까지 합치면 150만 명으로 전체의 3%에 가깝다. 정영태 인하대 교수(54·정치외교학과)는 “한국인은 자민족 우월주의와 타민족을 경시하는 편견이 다른 나라보다 심하다”며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법 제정과 함께 정치·경제적으로 이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등 빠른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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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0051827445&code=210000
Posted by 에코팜므 에코팜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