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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US/HISTORY ▪ 걸어온 길

여는 이야기

by 에코팜므 2020. 3. 12.

난민을 비롯해 이주민들과 일할 때 원칙이 있느냐 물었더니, 캐롤리나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두 가지를 말해 주었다.

첫째, 이주민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의 삶을 재건하게 해야 한다. 

둘째, 이주민들이 사회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캐롤리나의 조언은 외계어처럼 낯설기만 했다.

생활고와 편견, 언제 떠나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콩고 난민 여성들에게

사회에 기여할 가능성은 당분간 거의 없어보였기 때문이었다.

실현이 어려워 보였지만 근거 없는 오기가 솟아올랐다.

그래, 우리 콩고 엄마들도 똑똑한데 안 될 건 뭐야. 일단 치유부터 시작해보자 싶었다.

<'저도 난민은 처음입니다만' 중에서>

 

 

에코팜므는 2009년부터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으로 한국에 정착하게 된 이주여성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일을 시작했을 무렵, 한국 사회는 이주민에 대한 이해가 지금보다도 부족했습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조금씩 생겨나는 시기였고, 충분한 상호 이해 없이 이루어진 국제결혼으로 인한 갈등을 다룬 뉴스들이 일부 있었지만, '이주여성'이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많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난민'은 거의 일상에서 들어보기 힘든 단어였습니다. 한국에 난민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고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이주여성, 다문화가족, 난민 등의 단어가 전보다 익숙해진만큼 한국사회는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한 경계심과 차별이 존재합니다. 또 자신의 문화정체성을 버리고 한국사람처럼 되기를 강요하는 문화도 남아 많은 곳에서 어려움을 낳기도 합니다.

 

콩고 여성들로 이루어진 작은 모임에서 시작된 에코팜므의 이야기.

앞으로도 꾸준히 차곡차곡 담아보려 합니다.

먼지쌓인 책장을 정리하다 문득 발견한 오래 된 사진처럼, 

낯익은 그림들 속에서 또 새롭게 다가오는 목소리가 있을거예요.

숨가쁘게 달려오느라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담아보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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